독서

조영헌 『대운하 시대』 리뷰 ‘중국은 왜 바다로 나가기를 주저했는가?‘

신성한 제봉사 2024. 11. 27. 20:59

 

 이 책은 대운하시대를 재정의하는데에서부터 시작한다. 1415년 영락제가 조량해운을 중단시킨 시점에서부터 1784년 건륭제의 마지막 남순이 있었던 해까지를 협의의 대운하시대라고 명명한다. 대운하는 꾸준히 남북을 통합시키는 기능을 하였으며, 명 영락제 이후에는 북경의 생계를 책임지는 유일한 목구멍이 되었고, 청대에는 황제의 남순 경로로서 정치적 기능이 추가되었다. 

 

 

 이 책은 정확히 대운하에 대해서 다룬다기보다는 중국이 바다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했는지를 대운하와 북경 조정의 관점을 통해 들여다보고 있다. 19세기 유럽의 성공의 기반에는 해양력이 있었다. 반면, 중국은 해양 진출을 '주저'했다. 그 이유를 대해 중국의 풍부한 물자에 의한 해양 진출 동기 결핍이나 북방 안보로 보는 기존의 설명에 이 책은 대운하를 끼워넣고 있다. 대운하가 있었기에 중국의 물자가 풍부했으며, 대운하라는 대안적 루트 때문에 바다를 북방 변경 지역만큼 지키지 않아도 됐던 것이다. 

 

 

 그렇다면 왜 중국은 해운보다 하운을 선호했는가? 중국은 유구하게 바다공포증을 가지고 있었다. 광활한 바다에서 등장하는 왜구와 외국 선박들은 중국에게 통제 불가능한 미지의 것이었다. 그러나 세계는 바다를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었고, 중국 내부에서도 해양교역에 대한 욕구는 폭발하고 있었다. 따라서 중국 조정은 '통제 가능한 개방'과 선택적 해금을 통해 안보와 이윤을 절충하고자 했던 것이다. 

 

 

 따라서 이 책은 이 시기 중국을 유럽중심주의의 시각에서 해양으로 진출하기를 포기했던 폐쇄적이고 뒤쳐진 국가로 보기를 거부함과 동시에 바다공포증이라는 안보 위협에 대한 방어기제를 마냥 비판하기보다는 중국의 해양 역사가 이렇게 흘러갈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담담히 지적하고 있다. 

 


 

 학교 수업때문에 반강제로 읽게 됐다ㅎㅎ 대형강의 교양수업이라 큰 기대는 하지 않았었는데 교수님이 직접 곳곳의 외국대학 교수들과 인터뷰도 하고 대운하 답사도 온라인으로 시켜주는 등 꽤 퀄리티있는 수업이었다. 이 책은 교수님의 수업을 조금 더 어려운 버전으로 나열해 놓은 형상인데 요지는 비슷하다.

 

 

 고딩 떄 세계사 공부할 때 중국의 근대, 청나라의 전성기에서 아편전쟁으로 넘어가던 그 시기에 대해 서양애들이 겁나 셌고 중국은 생각보다 약해서 전쟁에서 졌구나하고 말았었다. 해금과 천계령도 억지로 연도를 외우던 기억이 있는데 한번도 중국의 해군이 약했던 이유나 왜 바다에 대해 그렇게나 보수적이었는지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이런 흥미로운 질문들에 대한 답을 구할 수 있어서 지식이 늘은 기분이라 흥미로웠다. 

 

 

 흥미로움과 별개로 읽기 너무 싫어서 오지게 몸비틀면서 일주일만에 다 읽었는데 백권 언제 채우냐 흑흑

매번 이 수업 듣는 학생들이 몇 백명 되던데 도대체 교수님은 매학기 인쇄료 얼마 벌까라는 순수한 궁금증과 함께 리뷰 마무리